작품감상

시, 에세이

카테고리 에세이
제목 시 - 아직도 여전히
작성자 newroseandfox
작성일자 2023-12-13

시동 - 아직도 여전히


사회생활을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자신이 타인에게 어떤 인상으로 남았을까를 신경 쓸 수밖에 없다.

바쁜 일상 속에서 인간관계는 이미지로 시작되어 이미지로 끝난다. 우린 결국 타인에게 어떤 하나의 이미지로 남겨지는 것이지 결코 그보다 많은 정보를 남길 수가 없다. 누구도 ‘나’라는 책, ‘나’라는 이름의 두꺼운 백과사전을 펼쳐볼 생각이 없고, 모두가 누군가 알아서 펼쳐주기만을 바라고 있다.

물론, 현실은 모두에게 공평하다.

혹자들은 적어도 이미지로 굴러가는 현대사회에서 미남, 미녀는 아주 유리한 위치를 점하고 있으며, 그런 외모는 하나의 권력을 형성하기도 한다고 반박할지도 모르겠지만, 난 감히 말할 수 있다.

분명, 여러모로 인기가 많은 사람은 확실히 존재하지만, 그들 역시 단순히 이미지로 인식되어 평가되는 것에는 변함이 없다고. 오히려 그들 스스로 욕망하는 형태가 아닌, 가시적으로 노출되는 이미지만으로 타인들로부터 그들의 일상과 마음이 재단되는 아픔을 숙명적으로 견디어야만 한다고.

하여튼, 그래서, 그런 이유로,

우리 모두 이미지 관리가 참 중요하다. 그리고 난 그 이미지라는 게 그리 좋은 편이 아니다. 알면서도 어찌 잘되지 않는 부분이라 나도 마음이 참 어렵다.

퇴사를 결심했을 때, 가장 마음에 걸리던 부분이 바로 그 부분이었다. ‘무엇이든 끝까지 해내지 않는 가벼운 사람’이란 이미지로 굳어버릴 수 있겠다는 염려 말이다.

물론, 나를 오랜 시간 곁에 두고 본 사람이 아니라면, 그런 생각조차 안 하겠지만, 당장 스스로 지난 이력을 되짚어보면 마음이 무거워질 수밖에 없었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전후 사정이야 어쨌든, 나의 지난 시간들이 그랬다. 끝을 보기보단 중도하차가 잦았다.

당장 글쓰기부터 절필의 시간이 있었다. 큰돈과 기회를 걸고 들어갔던 대학원도 중퇴를 했고, 직업도 몇 차례나 바뀌었다. 이 사실을 아는 이들 눈에는 누가 봐도 꾸준하지 못한 인물인 거다.

그렇다고 변명의 여지가 없는 건 아니지만, 그 변명이란 건 결국 무의미하다. 어차피 세상은 타인을 이미지로 기억하기 마련이니까. 타인의 그런 변명을 들어주는 건 소설에서나 가능한 법이다. 현실은 훨씬 더 단순명료하다. 어쨌든, 나는 이유 없이 선택을 이어온 것이 아니지만, 결국 이런저런 이유로 내 뜻을 고집 있게 끌고 가지 못한 사람인 거다.

퇴사 이후라고 해서 이런 고민으로부터 완전히 해방된 건 아니다. 결국 글을 쓰는 인생으로 되돌아오긴 했지만, 그 방법 면에서는 여전히 나도 노력에 노력을 거듭하며, 현실적인 적정선을 여전히 찾아가는 중이다.

쉽게 말해, 시행착오를 겪고 있고, 경험치가 쌓였고, 그걸 바탕으로 분석을 해보면, 결국 유지하지 못하고 또 다른 방법을 시도해볼 때다.

정말,

매번 시동만 걸고 제대로 질주하지는 못하고 있다는 기분이 든다. 그리고 또 한 차례 이미지가 더 나빠질 거란 사실, 얼마 남지 않은 평판마저 흔들리겠단 사실에 마음에 폭풍이 휘몰아친다.

아,

그냥 이대로 시동이 걸렸으면 좋겠다. 그래서 액셀러레이터를 꾸욱, 밟고 싶다.

내달리고 싶다.
  달리고 싶다.
  달리며 외치고 싶다.

“이것 봐! 내가 맞았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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