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 -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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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 -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야



끝날 때까진 끝난 게 아니야



  흑인 수영선수이면서 금메달을 최초로 획득한 사람은 남아메리카 수리남의 ‘안토니 네스티’라는 남자야. 1988년 서울올림픽 접영 남자 100m 부문에서 꿈을 이루었지.

  세계인이 모여 겨루는 자리에서 금메달을 차지한다는 건 굉장한 일일 수밖에 없어. 무려 세계잖아. 적어도 동시대에서는 그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사람으로 기록되는 거니까. 그러니 누구든 금메달을 획득하면 감격스럽겠지. 그렇지만, 안토니 네스티가 느꼈던 감동은 다른 선수들의 그것보다 훨씬 더 강렬한 것이었어.

  그럴 수밖에. 그는 무려 흑인이었으니까.

  1964년 미국 플로리다주에는 백인들 전용의 몬손모텔이란 곳이 있었어. 수영장이 딸린 모텔이었는데, 당시 흑인과 백인으로 구성된 민권운동가들이 인종차별에 대한 항의의 뜻으로 그 수영장에 뛰어들었어. 그리고 다음 순간에 바로 사건이 터졌지. 당시 모텔의 매니저였던 지미 브록이란 남자는 흑인들이 수영장에 뛰어들었단 이유로 바로 염산을 부어버렸거든.

  믿기지 않겠지만 정말 있었던 일이야. 그만큼 흑인들은 스포츠 영역에서도 꾸준히 차별을 받아왔어. 그리고 그건 지금도 형태만 달라졌을 뿐 여전히 이어지고 있단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은 인구의 80%가 흑인이지만, 국가대표 수영선수들은 전부 백인이야. 영국이나 미국도 여전히 대부분이 백인으로 구성되어 있단다. 흑인 선수 자체가 적단 이야기지. 그만큼 흑인들에게는 수영이란 스포츠가 여전히 접근하기 어려운 스포츠라는 거야.

  이런 어려운 이야기를 왜 하느냐고? 오늘 이야기의 주인공이 바로 제2의 ‘안토니 네스티’를 꿈꾸는 세네갈의 ‘째르노 상고르’이거든.

  째르노는 운이 아주 좋은 아이란다. 아프리카 대륙에는 많은 나라가 있고, 수많은 흑인이 있지만, 집에 수영장이 딸린 흑인은 그에 비해 소수에 불과하거든. 덕분에 째르노는 5살 때 이미 무려 수영선수가 되겠다는 꿈을 가질 수 있었어. 째르노의 아버지는 정치권력자답게 거침이 없었지. 세네갈에선 정상적인 훈련과정이 어렵다는 걸 받아들이고 9살이 된 째르노를 미국으로 유학 보내버렸거든.

  어린 나이에 고향을 등지고 타국살이를 한다는 게 너무나 두려웠지만, 째르노는 가슴을 당당하게 폈단다. 그의 영웅인 안토니 네스티도 미국으로 유학을 하러 갔으니까.

  이후 째르노의 삶은 아주 단순했어. 정말 미친 듯이 수영만 했던 거야. 학교 가고, 밥을 먹고, 수영장에 뛰어들었다가 숙소로 돌아와 잠이 들었어. 그게 째르노의 유년이자 성장기 전부였어. 다른 건 들어올 틈도 없었지. 오로지 금메달을 따서 실력을 인정받고 싶단 생각밖에는 없었어. 수영 불모지인 세네갈에 금메달을 가지고 귀환한다는 생각만으로도 가슴이 뛰었던 거야.

  째르노는 수영만큼은 준비된 엘리트 코스를 밟아갔어. 체육 프로그램으로 유명한 플로리다주 잭슨빌의 사립학교 볼스 스쿨을 다녔고, 텍사스대학 롱혼스 수영팀으로 진학을 했지.

  그리고 째르노 스스로 준비가 다 되었다고 생각이 들었을 때, 그의 지도 코치가 믿기지 않는 이야길 했어.

  “째르노, 귀화를 해보는 건 어때? 세네갈로 돌아가면 올림픽 출전 준비가 힘들지 않겠어?”

  째르노는 조국을 등지라는 코치의 그런 제안이 조금도 불쾌하지 않았어. 오히려 대단히 기뻤어. 세상이 그의 재능을 알아본 거니까. 귀화를 제안할 만큼 이미 째르노의 실력이 월등하다는 거니까.

  째르노는 그날 평소보다 일찍 훈련을 마치고 동급생들이 파티를 즐기고 있는 곳으로 갔어. 평소라면 하지 않았을 일탈 행위지. 그곳에서 째르노는 성취감에 젖어 술을 마셨고, 동료들과 우스꽝스러운 게임을 하며 밤을 달렸어.

  그 순간 째르노의 머릿속은 하나의 메시지로 가득했어.

  ‘당장 세네갈로 돌아가자. 그리고 다가오는 올림픽에 출전해보자!’

  그러나 불행하게도 다음날 째르노가 눈을 떴을 땐 세상이 달라져 있었어.

  째르노는 기억도 하지 못했지만 돌아오는 길에 차 사고가 있었고, 째르노의 왼쪽 무릎 아래 전체가 갈려 나가버린 거야. 스포츠 스타가 될 수 있었던 째르노가 꿈을 잃어버린 별 볼 일 없는 청년이 된 첫날이었지.

  그 이후 째르노가 어떤 고통 속에서 얼마나 방황했는지는 굳이 설명하지 않겠어. 다만, 그가 그 이후로 수영장은 근처에도 얼씬거리지 않았다는 것만 알려줄게.

  째르노는 거의 십 년 만에 고향으로 완전히 돌아왔어. 돌아오는 길에 그의 왼쪽 무릎 아랫부분은 찾아올 수 없었지만, 대신 우울과 분노는 챙겨서 돌아왔지.

  째르노의 아버지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어. 다만 다시 돌아온 아들에게 의족을 준비시켜뒀단 이야길 해줬어. 그의 어머니도 마찬가지였어. 그저 아들을 꼭 안아주었지. 어떤 걸로도 째르노를 위로할 수 없다는 걸 그들은 알고 있었던 거야.

  의족은 바로 장착할 수 있는 게 아니었어. 장착 접합성 테스트를 해야 했고, 정교하게 맞춤 제작되어야 했기 때문에 시간이 걸렸어. 그 공백기 동안 째르노는 목발을 짚거나 휠체어를 탔어. 수영으로 떡 벌어져 있었던 째르노의 어깨는 벌써 근육이 줄어들기 시작해서 예전 같지 않았지. 째르노는 그가 짚고 선 목발처럼 야위어가고 있었던 거야.

  그러던 어느 날, 마른하늘에 소나기가 세 차례나 찾아들었던 괴상한 날이었어. 째르노는 휠체어에 앉아 멍하니 하늘만 바라봤어. 쉼 없이 빠르게 변하는 하늘을 보며, 째르노는 플로리다 마이애미 비치를 떠올렸어. 학기를 마칠 때마다 기분전환 겸 들렸던 곳이었지. 파도를 따라 헤엄을 치던 기억이 그의 무릎을 간지럽혔어.

  “뭐, 그래봤자 다시는 꿈도 못 꿀 일이지.”

  자조 섞인 한숨을 내쉬며 돌아서려는 째르노 앞에 그의 어머니가 나타났어.

  “아니야, 그렇지 않아.”

  “죄송하지만, 그게 맞아요. 엄마, 그게 맞다고요.”

  “아, 네 마음에 다시 해가 들어섰으면 좋겠구나···.”

  “사고가 나고 숙소로 돌아온 날이었어요. 떠나기 전에 죄다 버려버릴까 하다가 무슨 미련인지 훈련할 때 쓰던 수영복과 수모 같은 것들이 눈에 들어오더군요. 반사적으로 빨아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아니, 생각도 하지 않았는데, 제 몸이 알아서 그걸 들고 세탁실로 갔죠. 목발을 짚은 채로요. 세탁기 앞에서 제가 무슨 생각 했는지 아세요? 이대로 세제를 먹어버릴까? 아니면, 세탁조 안에 들어가서 문을 잠가 버릴까? 그런데 그런 걸로는 죽지도 않을 거 같더군요. 그래서 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던 거예요. 손에 총이 들려 있었다면, 우리 모두 훨씬 쉬웠을지 몰라요.”

  째르노의 이야길 듣던 어머니는 참지 못하고 째르노의 등을 후려쳤어. 어둠에 먹혀버린 째르노는 이제 어머니의 마음마저도 살피지 못할 정도가 되었던 거야.

  “정신 차려! 오스카 피스토리우스는 두 다리에 의족을 달고도 금메달을 땄어! 렉스 질레트는 두 눈이 보이지 않았지만, 누구보다 멀리 뛰었지. 다니엘 디아스는 두 팔이 기형이지만 누구보다 뛰어난 수영선수야! 오, 아들아!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란다··· 끝날 때까진 끝난 게 아니야!”

  “엄마··· 다시 할 수는 있을지 몰라도 그렇게 해서 닿는 곳이 제가 꿈꾸었던 곳은 아닐 거예요.”

  “그래, 아닐 거야! 그럴 수는 없어. 신조차도 그런 걸 바라지는 않으실 거야. 그렇지만 이 엄마의 말을 믿으렴! 네가 원하던 꿈대로 모든 걸 이루었으면 어땠을 것 같니? 그걸로 네 인생이 아름답게 완성되었을까? 천만에! 그 이후에 남은 게 무엇인지는 아무도 모른단다. 짐작조차 할 수 없지. 어쩌면 불행한 사고가 네가 메달을 딴 바로 다음 날 찾아왔을지도 몰라. 그랬다면, 네가 지금보다 덜 불행했을까? 아니야, 째르노. 그런 게 아니야.

  인생은, 절대,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야. 이젠 네가 정상인 중 최고가 될 수 없을지는 몰라도 다리 한쪽이 없는 사람 중에서는 최고가 될 수 있는 또 다른 기회가 찾아온 거야. 그렇게 상황이 조금 변했을 뿐이야. 모든 게 끝이 난 게 아니라고. 째르노, 끝은 네 숨이 멎었을 때야 끝나는 거야.”

  째르노는 그대로 어머니 품에 쓰러져 소리내어 울었어. 당장엔 그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없었어. 물론, 눈물을 그친 이후에는 어떤 선택이든 할 수 있겠지만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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