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 - 거북이와 토끼는 친구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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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 - 거북이와 토끼는 친구가 아니다




거북이와 토끼는 친구가 아니다



  가끔 어른들 중에는 남들과 다른 이야길 하면 자기가 특별한 사람이 된다고 착각하는 사람들이 있어. 그래서 그냥 둬도 괜찮은 사실을 괜히 비틀어서 본다거나 비꼬아서 보는 거지. 그런 어른들 때문에 가장 큰 피해를 본 친구가 있다면, 그건 바로 거북이야.

  아빠가 어릴 때만 해도 거북이는 원래 성실의 아이콘이었어. 느리더라도 멈추지 않고, 꾸준하게 노력하면 결과를 이룰 수 있다고. 포기하지 말고 성실한 자세로 나아가라고 알려준 친구지. 그러면서 거북이가 우리에게 남겨줬던 이야기가 토끼와 달리기 시합했었던 경험담이야. 거북이가 느릿느릿 조용하게 길을 가고 있었는데, 건방진 토끼가 앞지르며 거북이를 놀렸던 거야. 화가 난 거북이가 토끼에게 달리기 시합을 제안했고, 결국 거북이가 승리한 이야기야.

  정말 터무니없는 이야기가 아닐 수 없어. 어떻게 토끼와 거북이가 함께 달려서 거북이가 이길 수 있겠어? 토끼는 1분에 몇 미터나 갈 수 있지만, 거북이는 1분에 10mm도 겨우 갈 수 있을까 말까 하는데 말이야. 그렇지만, 거북이는 사나이 중의 사나이였거든. 자신이 불리하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지만, 실추된 명예를 되찾기 위해서 정면승부를 제안했던 거야. 멋지지 않아? 아빠는 아무리 생각해도 그런 거북이가 참 멋진 거 같아.

  그에 비해서 토끼는 얼마나 형편없는 놈인지 몰라. 자신이 이길 게 뻔한 시합인 걸 알면서도 응했으니까. 그건 결코 정정당당한 게 아니잖아. 심지어 핸디캡도 제시하지 않았어. 정말 몹쓸 녀석인 거지. 아마 상대가 거북이가 아니라 늑대였다면, 시합은커녕 성질이 뻗친 늑대가 그 자리에서 바로 토끼의 목을 물어버렸을지도 몰라.

  그런데 그런 터무니없는 시합에서 거북이가 이겨 버린 거야. 이거야말로 역사에 남을 각본 없는 드라마인 거지. 정말 굉장하지 않아? 승률이 없는 승부에서 역전해 버린 거라니까! 그 사실 하나만으로 이미 거북이는 역대 금메달리스트들처럼 전설로 추앙받을 자격이 있는 거라고 봐. 스포츠 정신이라곤 눈곱만큼도 없던 토끼는 시합하다가 말고 나무 그늘 밑에서 낮잠이나 잤으니까 말이야. 정말 기가 찰 노릇이지. 상대 선수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가 없는 건 둘째치고, 성실하게 시합에 임할 자세부터 갖추지 못했던 거니까. 반면에, 거북이는 단 한 번도 쉬지 않고 전력을 다해서 달렸고 결국 해가 질 때쯤에 먼저 결승점에 도착할 수 있었던 거야.

  굉장히 멋진 이야기지 않아?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누군가가 이런 이야길 하더라. 자고 있던 토끼를 깨우지 않은 거북이가 과연 스포츠정신이 투철했던 거라고 할 수 있는 거냐고 말이야. 진짜 친구라면, 그걸 깨워서 같이 최선을 다하자고 말해야 하지 않았냐고. 상대가 약해진 틈을 타서 자신의 승리만 챙긴 거북이를 과연 칭찬해줘도 괜찮으냐면서 딴지를 걸더라는 거지. 심지어 그런 이야기가 타인과 협동하지 못하는 마음을 기른다는 어처구니없는 이야기까지 하더란 거야.

  그래서 답답해진 아빠는 직접 당시에 경기에 참여했었던 거북이를 찾아서 인터뷰를 해봐야겠다고 생각하게 되었어. 이대로는 거북이의 명예가 땅에 떨어지고 말 것 같아서 말이야. 누군가는 거북이를 위해 글을 남겨줘야겠단 생각이 들더란 거지. 다행히 바다거북이들은 우리하고 달라서 몇백 살씩 사는 애들이니까. 직접 당사자를 만나서 인터뷰를 하는 게 불가능은 아닐 거란 생각이 들었어. 충분히 살아있거나 아니더라도 그의 아들이나 손자 정도는 만날 수 있지 않을까 싶었어.

  음, 생각은 그렇게 했지만, 물론, 만나기가 쉽지는 않았어. 몇 년이나 걸렸거든. 처음에는 민물에 살던 미꾸라지와 가재에게 부탁했어. 바다로 나가는 길에 만나는 친구들에게 내가 거북이를 찾고 있단 걸 전해달라고. 그랬더니 녀석들이 소문을 내기 시작했고, 소문을 전해 들은 메기와 장어가 바다로 나가는 길목의 복어와 새우에게 이야길 전했고, 그 아이들이 또 바다의 숭어와 넙치에게 이야길 전했어. 웃긴 건 난 그런 줄도 모르고 바다낚시를 하러 갔다가 넙치를 건져 올렸지 뭐야? 횟감을 구했다고 좋아서 손뼉을 치고 있는데, 녀석이 날 알아보고 입을 끔벅끔벅하더라고. 마침 지금 내 이야길 전하러 갈치와 참가자미를 만나러 가는 길이었다는 거야. 어쩔 수 없었지 뭐. 다시 바다로 보내줄 수밖에. 그렇게 넙치로부터 갈치와 참가자미들이 전해 듣고, 또 그들이 심해의 오징어에게도 이야길 전해줬지. 그렇게 꽤 오랜 시간이 걸린 거야. 그래서 내가 거북이를 찾으려고 했던 사실을 잊을 때쯤에서야 전화가 걸려 왔어.

  “이 선생이시오? 나, 현부(淸江使者玄夫, 고려시대 이규보가 쓴 청강사자현부전의 주인공)요. 선생께서 나를 찾는다는 이야길 듣고 지금 동해안 삼척에 와서 일광욕 중이라오. 일부러 먼 길을 왔으니 내일 여기로 올 때 완도에서 난 김이랑 전복이나 좀 챙겨오시구려. 요즘도 그 맛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뭐, 하여튼, 찾아오는 객에게 그 정도 대접은 해주시는 양반이라고 들었소. 그럼, 오실 때까지 난 여기서 미역이나 뜯으며 기다리고 있겠소.”

  잊고 있던 손님이 갑자기 찾아와서 놀라긴 했지만, 다시 거북이의 목소리를 직접 들으니까 당시의 답답한 마음이 다시 솟구치더라고. 그래서 속초까지 한달음에 달려갔단다.

  “어르신, 술은 좀 하십니까?”

  “미안하네만, 육지의 술은 독하기만 하지 내겐 영 별로라네. 그래도 좋은 안주를 챙겨왔으니 오늘은 좀 마셔보도록 하지.”

  다행히 거북이는 여전히 호탕한 성격의 사나이였어. 우리와는 나이 먹는 게 완전히 다르다 보니 별로 늙은 건지도 모르겠더라.

  “다름이 아니라, 토끼와의 달리기 시합과 관련해서 확인하고 싶은 게 있어서요. 토끼와는 육지에서 경주가 안 될 게 뻔한데, 어째서 시합을 제안하셨던 겁니까? 토끼가 만약 운 좋게 낮잠을 자지 않았다면, 토끼는 승부에서 이겼다고 또 한 차례 시비를 걸거나 조롱을 했을 수 있었을 텐데요?”

  “그랬겠지. 그러면 정말 잘 달리시는군요 하고 한번 추켜세워주면 그만 아닌가? 뭐, 사실 난 볼일 때문에 그 언덕을 지나야만 했어. 그런데 토끼의 목적지는 전혀 다른 곳이었지. 원래는 다음 갈림길에서 우린 서로 갈 길을 가면 그만이었어. 뭐, 그냥, 그랬어. 난 괜히 녀석을 운동시키고 싶었던 거야. 그렇게 뜀박질에 자신 있다고 하니까. 어디 한번 괜히 땀이라도 한 바가지 흘려보라고 말이야.”

  “하하하, 아주 영리한 대응이셨군요. 그런데 일각에서는 토끼가 자는 걸 보고도 깨우지 않은 건 스포츠정신에 어긋나는 행위였다고 날이 선 비판을 아끼지 않고 있는데, 이 점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스포츠? 그건 사이좋은 관계끼리 친목을 다지자고 하는 거 아니야? 선의의 경쟁일 테니까. 그런데 난 예의라곤 티끌도 갖추지 못한 녀석과 맞먹어도 될 만큼 어리지도 않았고, 어리석지도 않았어. 스포츠라니? 그게 더 웃긴 이야기 같은데?

  그래, 토끼가 만약 내 친구였다면, 난 처음부터 토끼에게 목소리를 높이지도 않았을 테고, 웃기지도 않은 시합 따위도 하지 않았겠지. 녀석이 진짜 내 친구였다면, 내게 그런 실수조차 하지 않았을 테니까. 그런데 그 어린놈의 자식은 감히 내게 반말을 서슴없이 날린 것도 모자라 조롱하기까지 했어. 내가 녀석의 그런 정신 나간 행동을 어디까지 참아줬어야 한다는 거지? 난 처음부터 녀석과 진짜로 시합하고 싶단 생각조차 없었단 거야. 다시 말하지만, 어른을 상대로 잘난 척이나 하는 녀석에게 땀이나 한 바가지 더 흘리게 하고 싶었을 뿐이야.”

  “그러셨군요. 그러니까 처음부터 진지하게 시합할 생각조차 없었다. 화를 내며 도발을 한 건 어디까지나 상대를 골려주기 위한 연극이었다. 그런데 운이 좋아서 시합마저 이겨 버린 거다. 이렇게 정리가 되는군요.”

  “젊은 친구가 총기가 있군. 바로 그거야.”

  “실례가 되지 않는다면, 질문을 하나 더 하고 싶군요. 말씀을 듣다 보니 나이에 민감하신 것 같은데, 그 당시에 토끼와 선생님의 나이 차가 얼마나 났던 건가요?”

  “난 이미 그때 반 세기가량 산 시점이었고, 토끼는 넉넉하게 쳐줘도 고작 삼사 년 차였을 거야. 토끼 같은 것들은 끽해봤자 다섯 해를 넘기면 무릎에 물이 찰 나이로 접어드니까. 뭐, 나도 나이가 벼슬이라고 생각하진 않아. 그렇지만 기본적인 예의조차 차려주지 않는 상대에게 굳이 내가 친절할 이유도 없지. 실제로 우린 그 당시에 통성명조차 하지 않았어. 뭐, 그래도 요즘 들어서는 그럴 수도 있겠단 생각이 간혹 들 때가 있긴 해. 내가 좀 많이 동안이지 않은가? 고작 몇 년 살고 바다거북이를 직접 본 적도 없었을 테고.

  자, 그럼, 이제 끝났으면 술이나 마저 마시지?”

  덕분에 그날 아빠는 자칭 일천 년 가량을 살았다는 바다거북이와 코가 삐뚤어지도록, 아니, 거북이의 주름이 펴지도록 마셨단다. 결국엔 주름이 다 펴지는 것도 못 본 채 다음날 새벽을 맞았지. 고주망태가 되어서 마중 나온 아들들 손에 이끌려가던 거북이의 마지막 말이 아직도 생각나는구나.

  “너희들 인간은 상대방 약점 쥐고 흔드는 놈도 ‘친구’라고 부르냐? 스포츠정신? 정신 차려! 친구도 잘 가려서 사귀어야 하는 거야. 아무나 길에서 만나는 대로 다 친구 먹을 수 있는 거였으면, 진작에 세계평화가 이루어졌지! 싸우기는 왜들 싸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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